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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1년, 태극기집회 도심 곳곳에서 개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지 1년이 되었습니다.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해 3월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생중계로 탄핵 인용 소식이 전해지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구성된 '친박단체'(친박근혜단체) 집회장소에서는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 헌법재판소 인근 서울 지하철 안국역 일대에서 집회를 벌이던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경찰이 설치한 차벽과 폴리스 라인을 뚫고 헌재로 접근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 4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화를 참지 못한 집회 참가자들이 취재를 하던 기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기도 했다.  


탄핵 인용 이후 과격 집회를 주도한 관계자들이 구속되고 내부 세력의 이합집산은 계속했지만 '좌파세력에게 나라를 빼앗겼다'는 '분노'와 '두려움'은 친박단체의 태극기 집회를 관통하는 메시지로 1년간 이어져왔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된 3·1절 행사에서도 태극기 부대의 분노와 두려움이 다시 폭발했다. 또 부상자가 속출했고 몇몇은 경찰조사를 받게 됐다.

분노와 두려움은 그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해 3월10일부터 탄핵 1년을 맞이한 오늘까지도 주말마다 광장을 채우고 있다. 

◇'맞불집회'서 '태극기 집회'로 

박현선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지난해 '문화과학' 가을호에 실린 '태극기집회의 대중심리와 텅 빈 신화들'에서 태극기 집회를 "변화를 거부하는 퇴행적 뭉침"으로 묘사했다. 

태극기 집회의 탄생은 그 시작부터 촛불집회라는 변화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을 기반으로 한 '거부감'에서 시작됐다게 정설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이름이 촛불집회에 대항한 '맞불집회'로 불리다 차차 '태극기 집회'로 자리를 굳혔다. 

최초 맞불집회로 이름 붙여진 태극기 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이 온라인을 통해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2016년 10월 말부터 촛불집회가 본격화되자 이에 대항하는 소규모 보수단체의 집회가 있었으나 본격화한 것은 박사모가 본격적인 집회를 진행한 2016년 11월19일부터였다. 

이날 서울역에 모인 1만여명(경찰추산)은 촛불집회 측에서 박 전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하는 것은 '국가전복 시도'라고 규정하고 강한 적대감을 나타냈다. 

2016년 12월 국회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박사모가 주축이 된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출범하면서 '태극기 집회'는 본격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후 많은 보수단체들이 나뉘어 태극기 집회를 열었지만 주축은 탄기국이었고, 탄핵 인용 이후에는 탄기국이 이름을 바꾼 '박근혜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를 주축으로 이뤄졌다.

19대 대선을 거치면서는 태극기 집회는 친박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이끌었으며 현재는 당내 갈등으로 새누이당에서 분당한 '대한애국당'이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대한애국당 주최로 지난달 11일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북한 인공기와 김정은의 사진을 태우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집회'에서 조직화된 '정당'으로 변신

지난해 3월 탄핵이 인용되고 박 전 대통령이 뇌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태극기 집회 측은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 하는 한편 현실적으로 다가올 대선에 대비하기 위해 정치 세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태극기 집회를 주도해온 국민저항본부는 반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모아 보수정당을 창당하기로 하고 자유한국당이 당명을 바꾸면서 주인이 없어진 '새누리당'을 당명으로 내걸었다. 

2017년 4월 창당한 새누리당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규합하면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산이 있다며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조원진 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했지만 결과는 예상처럼 되지 않았다. 그해 5월에 열린 대선에서 조 의원은 총 4만2949표(득표율 0.13%)를 획득해 '100만 태극기'라는 친박단체들의 구호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대선 이후 내부세력의 갈등으로 분당이 이뤄졌고 유일한 국회의원이었던 조원진 의원을 중심으로 2017년 8월 '대한애국당'이 창당됐다. 대한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의 기폭제가 된 JTBC의 태블릿 PC 보도를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도 태극기 집회를 계속하며 친박세력을 규합하려 시도하고 있지만 지속된 내부 갈등과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진행되면서 악화하는 여론으로 인해 조직 확장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분노와 두려움은 끝나지 않았다"


김왕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해 '문화와 사회'에 기고한 '언어, 감정, 집합행동: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의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태극기 집회에 대해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 그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고 믿는 '종북 좌파 세력'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분노 등을 표출했다"고 평가했다. 


서울역 광장에서 지난 1일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대한애국당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어 그는 촛불집회와 헌법재판소의 판결, 언론 등에 대한 분노와 증오,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 등의 감정이 집회의 에너지로 표출됐다고 봤다. 

김 교수는 "국가 안보와 종북 좌파 척결과 같은 구호와 전략은 점차 젊은 세대에게 큰 호소력을 지니지 않으리라고 전망된다"라면서도 "(이런 정신이) 당분간 살아 움직이는 불멸의 유령처럼 한국사회를 배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탄핵 인용 1년이 된 10일 오후 대한애국당은 서울역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불법 탄핵 1년 규탄 태극기 애국열사 1주기 추모집회'를 연다. 이날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와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과 지하철 안국역 일대에서 태극기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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